Design of aniture -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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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감동을 주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다양한 요소를 준비하고 그것을 조합해 하나의 교향악처럼 치밀하게 나타내는 모습은 인간이 낼 수 있는 감동의 꽃이라고 할 만할 테지만, 감동은 특별한 곳에서만 찾아오지는 않는다. 자신이 생각한 삶의 이치가 감각으로 하여금 일깨워질 때 감동이 나타난다면, 감동을 주는 방법 또한 어렵지 않을 것이다. 디자인이 주는 감동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기 전에, 디자인과 예술은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지는 점을 짚어보자. 예술은 직접적인 목적이 없더라도 보는 사람은 특정한 보상을 받지만—칸트는 이런 현상을 목적 없는 합목적성이라 불렀다—디자인은 행동으로 이끌기 위해 있으므로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이 필수적이며 사용자는 기대에 따라 보상을 다르게 받는 점에서 차이가 있는데, 따라서 디자인은 사용자를 불편함 없이 기대로 이끄는 것이 디자인이 주는 감동이라 하겠다.

행동을 이끄는 목적은 주로 내용을 통해 명시적으로 드러나는데, 목적을 쉽게 이해하고 기대로 이어가게 하려면 전체적인 내용은 복잡하지 않으면서 각자가 가지는 역할을 침해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나 시각 디자인에서는 내용이 주로 글로 이루어지고, 글은 읽기 쉽거나 어렵게 보이는 것이 명확하니 내용을 구성하는 구조에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데, 이런 상황에서 흐름을 되도록 알기 쉽게 하고 기대로 이끌어 감동을 일궈내기 쉬운 방법이 요소를 최소로부터 구성하는 것이다.

aniture 웹사이트는 글자의 크기나 굵기, 색, 선, 간격 등에서 최소한의 요소로만 구성했다. 그런 요소로 드러나는 것은 행동을 이끄는 내용이며, 사용자에게 제시하는 방향이다.

모더니즘과 타이포그래피 운동은 서로 비슷한 이념을 가졌다. 글은 읽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