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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of aniture - 5

2018. 7. 17. 04:31

5
인간

넨도 디자인 이야기에서는 “판매와 직결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디자인이 아니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디자인을 하나의 뜻으로 정의하기는 예로부터 어려운 문제였다. 디자인은 각자 생각한 뜻대로 그 역할을 달리해왔다. 누구에게 디자인은 하나의 통합적인 세계였고, 또 누구에겐 개인의 개성이었으며, 다른 누구에겐 효과적인 돈벌이 방법 가운데 하나였다. 바탕이 어떻든 디자인은 사람에게 더욱 닿게 하려 나타났고, 사람과의 연결은 곧 상업을 뜻했다. 판매라는 단어와는 뗄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판매와 직결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디자인이 아니다”란 말은 그 배경을 생각하면 마땅한 말이지만, 디자인을 설명하는 데 있어 좋은 방법은 아니다. 판매라는 단어로 자극적인 방법을 덧붙일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자극적인 방법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당장 길거리만 하더라도 보행자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혼자 떠드는 글자로 머리를 헤집는 광고 간판들이 그렇다. 이들은 일단은 빨리 나오고 많이 돌려 자신의 이익을 우선 극대화하려는 입장으로, 보행자 입장에서는 아무 생각 없거나 심오한 생각으로 길을 걷다가 들을 생각이 없는 말을 강제로 듣게 되는 것이다. 설령 그것이 자신의 취향에 근접한 내용이라 할지라도 갑자기 찾아오는 말의 바탕에 배려는 없다. 서로를 잇는 의사소통 도구가 남에게만 닿기 위한 정보 전달 수단으로 변질된 것이다. 그러나 광고는 통신 수단이 발달하며 이미 우리 곁 깊숙이 들어왔다. 광고는 익숙한 것이 되었고, 그를 받아들이는 과정 또한 무뎌졌다.

통신 수단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의 환경은 달라졌다. 무엇을 알기 쉽지 않았던 세대에는 그 정보를 아는 사람을 직접 찾아야만 했고, 그런 집단의 사회에서 자유롭기 어려웠다면, 이제는 인터넷으로 수많은 사람과 직접 닿지 않아도 언제든 원하는 것을 찾고 알 수 있다. 특정 집단의 환경에서 자랄 수밖에 없던 의식은 점차 나만의 것을 알아가고, 자신만의 의식을 더욱 온전히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절대다수를 정의하기 어려워진 세상의 시작을 알렸다. 사람과 닿으려면 이제는 개인의 삶부터 짚어봐야 하는 것이다.

나는 이런 뜻을 디자인이라 부른다. 사람이 있기에 디자인이 있고, 사람을 헤아린 디자인이 곧 판매와 직결되는 것이다. 하지만 “판매와 직결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디자인이 아니다”란 말은 그 뜻을 설명하기엔 너무나도 편향적이고 어렵기만 하다.

Jeju University
제주대학교 본관 주출입구
1984, 열화당, 김중업—건축가의 빛과 그림자

“호화선 같다고도 했고 비행기를 닮았다고도 했다. 젊은이들에게 한없이 펼쳐지는 높고 깊은 꿈을 길러 주려고 애써 빚은 작품이다.” 1964년 제주대학교 본관을 설계한 김중업은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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