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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of aniture - 3

2018. 7. 17. 04:23

3
환경

Good-bye home

환경은 언제나 풍족하지 않지만, 풍족하지 않은 환경은 우리 곁에 도사린 문제를 찾을 수 있게 했고, 그렇게 찾은 문제는 존재의 기쁨이 있음을 되새겨주곤 했다. 모든 환경이 풍요로우면 변함없이 돌아가는 하루를 지루해할지 모른다. 부딪치지 않으면 아무런 일도 생기지 않는다. 그렇다고 찾은 새 환경에 적응할 때면 언제나 고달프지만, 그렇게 부딪치다 맞는 작별은 더욱 가슴 아픈 일이다.

저물어가는 가을보다 새로움이 태동하는 봄이 좋은 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봄에는 화창해질 여름만 기다리면 되니. 꽃이 아름다운 건 꽃을 위해서일까. 아니면 그렇게 꽃을 피우는 나무가 숭고하기 때문일까.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해 이루어진 급격한 경제 발전은 새 환경에 적응할 시간을 주지 않고 무조건적인 새것 숭배 바람에 이르렀다. 특히나 집의 분위기는 십 년이 지나기가 무섭게 달라졌다. 삼십 년 전에는 통나무 색으로, 이십 년 전에는 청록색으로, 그리고 체리색, 다음엔 베이지색으로 칠해진 집에 어울리게 생활을 맞추는 것은 당연한 문화로 이어졌다. 집 안의 색이 왜 통나무 색인지, 청록색인지 하는 생각은 중요하지 않았다. 새것은 언제나 좋은 것이고, 빠르게 부는 새것의 바람 속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새것 숭배 바람은 존재 이유에 깊은 고민을 안겨주지 않았다. 그런 고민의 부재는 재질에서 불어오는 그곳의 풍경, 살아나는 감각이 주는 미래, 그리고 자신과 세상 사이에 연결점이 있음을 느끼게 하지 못했다. 그런 곳에서 무엇이 어떤 바탕을 가졌는지 같은 고민은, 새것이 좋은 것이기 때문에 중요한 게 아니었고, 곧 내일을 생각하는 오늘이 있기는 어려웠다. 바깥과 안의 괴리감은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갔다. 사유 없이 떠도는 현상은 사연이 있는 사람에겐 마음 놓고 쉴 곳이 아니었다. 얼마 가지 않아 다시 남을 이별의 흔적 속에 자신의 사연을 들려줄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과 오래 남아있을 것이 필요했다.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찾기로 했다. 자신을 이루는 것만 찾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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