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3. 10.
2019. 3. 10. 06:1219. 3. 10.
가게를 둘러보다 꽃집이 보이면 잠시 고민한다. 꽃을 살까. 항상 똑같은 방에 새 꽃을 두면 내가 바뀔까. 꽃이 있으니 잠깐은 특별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분위기를 바꿀 겸 꽃에 의미를 담는 것도 잠깐은 행복이겠지, 하며 방에 두기 위해 비닐로만 포장한 꽃을 손에 쥔다. 그렇게 꽃을 며칠 구경할 즈음이면 나는 방 안에 풍기는 꽃향기와 아직은 아름다운 꽃을 보며 소소한 기쁨에 잠기고 있다가도, 그렇게 나를 스쳐간 꽃이 많았는데, 내가 이 순간을 새기지 않으면 꽃은 영원히 잊혀지니, 나중에 문득 내게도 이 꽃이 있었지, 하며 생각하라고, 그렇게 아무도 모르게 사라지는 꽃이 되지 않기를, 하며 사진에 담는다. 꽃이 내게 생명을 준 만큼 그만큼 나도 잊지 않고 보답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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