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그림

공사 중인 롯데월드타워

2016. 6. 30. 17:56

공사 중인 롯데월드타워

16. 6. 26.
롯데월드타워

고양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서울을 주제로 한 책에 들어갈 그림. 애착보단 호기심이 컸는데, 의미로 보면 롯데월드타워 전망대가 경복궁, 덕수궁, 남산이 있는 도심 쪽을 바라보고 있으니 전에 만든 N서울타워와 연관 지을 점이 있고, 3년 만에 만들어 보는 건물 그림이 얼마나 멋질지 궁금했다. 직접 찍으러 가고 인터넷으로 자료를 모으다 욕심이 생겨 그림으로는 가장 오래 공들인 작품이 되었는데, 욕심이었든 이렇게 단순해 보이면서 복잡한 구조를 파헤치려면 어찌 되었건 세 달은 족히 걸렸을 듯하다. 두 달을 형태만 파악하는 데 썼는데도 미세한 걸 미처 보질 못해 다시 수정하길 밥 먹듯 하니 짓궂기 그지없었지만, 완성된 모습을 보고 희열에 찰 생각으로 수련하듯 만들어 나갔다. 한편으론 이런 미친 짓을 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싶다. 자랑할 거라곤 흔히 말하는 노가다 말곤 없는데, 종단면도에 적힌 실제 높이를 오차 없이 맞추고—이것만 한두 달 걸렸다, 공사 중인 실제 모습과 비교해서 창문 높이를 수정하고, 평면도에서 1층부터 꼭대기까지 다른 외곽의 곡선을 구하고, 창문 개수와 창틀 각도 구하고, 그걸 또 일정하게 맞추고, 다 만든 평면 정보를 입면으로 이어 붙이고, 그 조각을 층 높이에 맞춰 선을 잇고, 망원 사진과 비교해 정면 곡선 맞추고, 그걸 또 직선으로 만들어 창틀 장식 붙일 준비하고, 직선을 더 조각내서 완만한 곡선처럼 보이게 하고, 다음엔 MEP 층마다 있는 환기구를 곡선에 맞춰 붙이고, 다이아그리드 모양을 그려서 창문 하나하나마다 붙이고, 또 크레인을 평면에서 만들고 입면으로 잇고… 아이고! 참을성의 결실이라 하겠다.

아래 롯데월드몰까지 그리지 못한 건 아쉬울 따름이나, 다른 일도 잘 가꾸고 나면 온전히 만들어 보일 생각이다. 그림은 2016년 6월 3일을 기준으로 했다. 전망대는 거의 붙여졌고, 크레인이 막 철거 중이었던 맑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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