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9. 6. 9.

2019. 6. 9. 02:09

19. 6. 9. 2:09

물이 마시고 싶어 문을 열면 삼겹살 냄새가 난다. 내가 살던 집이야, 하곤 익숙한 냄새를 가르며 물을 마신다. 집에 오는 순간이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아름다웠다. 햇빛, 조금은 조용한 거리, 푸르게 자라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사이에 풍기는 어느 집 빨래 향기. 집에 돌아오곤 방 전체를 채운 노란 햇빛.

오늘은 다시 서울로 돌아간다. 고등학교에 갈 때나 일한다며 짐을 싸 서울에 며칠씩 있을 때는 돌아올 곳이 결국엔 집이었으니 일과가 끝나고 걱정할 것은 앞으로 있을 일 뿐이었다. 모든 생활은 집에서 시작하고 집에 도착하는 것으로 끝났고, 나는 단지 집을 더 편안하게 가꿀 수 있으면, 서울에 편히 쉴 곳이 있었으면, 하고. 이제는 여기에 남겨진 모든 추억이, 또 추억이라고 생각하는 마음이 발에 걸린다. 그리 다른 것도, 다시 보지 못하는 것도 아닌데. 앞만 바라봐야 할 것 같아서. 똑같은 지난날에 내일만 생각하면 됐던 예전으로 더는 돌아가지 못하는 기로에서, 정말로 생겨버린 것 같은 벽을 집으며 책임이 생기는 한걸음을 쉽게 내딛기가 어려워서. 뒤를 돌아보면 안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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